곰, 물소, 코끼리
link  미성농장   2021-05-16


우리 옛 선조들은 그것이 불법이건 적법이건 나라 밖에서 들여온 짐승을 해친다는
법은 없었다. 해치기는커녕 신주 모시등 모시는 전통이 있었다.
세조 때 남방에서 물소 한 쌍이 경상도 웅천에 들어오자 조정에서는 온동방을
크게 짓고 애지중지 증식시켜 남도의 따스한 지방에 분양, 농사를 짓게 하고 있다.
밭갈이에 써보았더니 발이 빨라 사람이 뒤따를 수 없고, 논갈이에 써보았더니
물속에 누워버려 일어나지 않으며, 수레를 끌려보았더니 난폭하여 짐을 날려버리는
통에 실용에는 쓸모가 없다 했는데도 60년간 열대짐승을 온대에서 사육해냈다는
것은짐승에 대한 한국인의 자비심을 입증해 주는 내용이다.

태종 때 일본을 통해 들여온 코끼리는 사람을 두 차례에 걸쳐 밟아죽임으로써
재판을 받고 사형을 구형받았지만 태종은 자비심으로 일등감형을 하여 전라도
노루섬에 유배시키고 있다. 유배지에서 이 복역 코끼리는 먹이를 잘 먹지 않고
사람만 보면 눈물을 흘린다는 보고를 받고 임금님은 눈물을 흘리며 고향을 멀리
떠난 정상을 참작, 다시 육지에 올려보내고 있다.

지금 멀리 인도네시아에서 밀수해온 아기곰 한마리가 법에 의해 사살돼야 한다는
관변측과 살려서 동물원에서나 기르도록 하라는 민심측의 엇갈린 반응를 보이고
있는것 같다. 연전 광주지역에 반달곰 한마리가 출현, 사살됐을 때 민심은 그것을
생포 못 하고 죽여버린 데 대한 원성이 높았던 기억이 난다.

그것이 한마리 늑대였다면 원망하는 여론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곰은 한국인에게
심정적으로 퍽이나 친근감이 있는 짐승이었다. 로마를 건국한 로물루스 형제가 늑대젖을
먹고 자랐듯이 우리 한국의 시조인 단군의 어머니는 곰이었다.

곰은 식성도 한국사람을 닮아 된장, 고추장을 잘 먹는데, 절간에서는 곰을 위하여 밤에는
된장독을 열어두는 자비심까지 베풀었던 것이다. 한국사람이 예로부터 아이들 이름에
곰바위, 곰돌이, 곰례, 곰순이...... 등과 같이 곰을 즐겨 붙인 이유도 이 같은 곰의
심정적 맥락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곧 곰을 사살한다는 것은 짐승 한마리 죽인다는 물리적 사실 이상의 심정적 플러스
알파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런 일일수록 법보다 민심에 준해 처결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굳이 법을 고집하겠거든 원산지로 되돌려 방생하면 됐지
한국땅에서 결코 죽여서는 안된다.










(1984.8.18) 이규태코너
연관 키워드
푸들, 코카스파니엘, 말티즈, , 길고양이, 요크셔테리어, 변진섭, 피부연고제, 유기견, 배구, 애견피부관리, 아스클레피오스지팡이, 햄스터, 고양이, 뱀독, 병아리, 불독, 반려동물입양, 애견식당, 식용
Made By 호가계부